“흑백 요리사”에서 흑백 1:1 대전 중 한식 대첩 우승자인 이영숙 요리연구가 vs 젊은 한식 요리사 장사 천재 조사장의 대결 기억나시나요?
화려한 전골도 맛있어 보였지만 소박한 곰국 한 그릇이 더 끌리더라고요
얼마 전 맛있게 먹은 설렁탕 때문인지 볼수록 설렁탕처럼 보이는 거예요
설렁탕도 곰탕도 뽀얀 국물에 고기가 들어갔는데 무슨 차이일까요?
1.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는?
곰탕과 설렁탕은 모두 소고기와 뼈를 오랜 시간 끓여서 진한 국물을 우려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재료와 조리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곰탕은 주로 사태, 곱창, 양 같은 고기와 내장을 사용하며, 간장으로 간을 맞춰요
반면에 설렁탕은 뼈와 양지머리나 도가니처럼 뼈에 붙은 고기를 끓여내고,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해요. 게다가 설렁탕에는 소면도 들어가요.
재료의 차이 때문인지 예전에는 곰탕이 비교적 귀한 음식, 설렁탕은 서민적인 음식으로 여겨졌다고 해요
하지만 요즘은 재료법이 다양해지면서 둘의 차이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어요
2. 곰탕과 설렁탕은 어디에서 유래됐길래 비슷한가요?
곰탕의 곰은 '뭉그러지도록 익히다/진액만 남도록 푹 끓이다'라는 의미로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라갔던 음식이었어요
고려 말 부터 몽골의 도살법과 고기 요리법의 전해졌어요요
1768년 조선시대 때 간행된 몽골어 교제인 《몽어유해》에 따르면 "몽골에서는 맹물에 고기를 넣고 끓인 것을 공탕(空湯)이라 적고 '슈루'라 읽었다"고 해요
슈루는 오늘날의 곰탕이나 설렁탕처럼 맹물에 고기를 넣고 삶는 조리법으로 끓인 국과 비슷한 것으로 유츄되요
설렁탕에는 다양한 설이 있어요
그중 유명한 설은 슈루와 선농제죠
선농제는 조선 시대 때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끝나고 서민들에게 우골(牛骨)을 고운 뽀얀 소고기 국물을 나눠주고 거기에 밥을 말아먹었던 것이 시초라고 해요
그래서 선농단에서 만들어져 먹게 되었다는 탕(湯) 음식이라고 하여 '선농탕(先農湯)'이라 불렸다가 후에 발음이 더 쉬운 '설롱탕'을 거쳐 '설렁탕'으로 바뀌어 불렸던 것이라 해요
3.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갔던 곰탕은 언제부터 대중화되었나요?
나주 곰탕의 유래를 보아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갔던 곰탕과 지금의 곰탕이 다를 수 있다고 보여요
나주 곰탕은 일재 강점기 때 만들어진 군용 소고기 통조림공장이 생기면서 시작되었어요
1930년대 전남 나주에 일본 군용 소고기 통조림 공장을 만들었어요
그때 공장에 동원된 나주 사람들에게 봉급 대신 통조림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내장과 머리 등)을 주었어요
나주 사람들은 이 부산물을 끓여 장터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바로 나주곰탕의 기원이 이래고 해요
4. 제사 때만 먹던 설렁탕은 언제부터 대중화되었나요?
설렁탕도 제사 때 먹었던 선농제때 먹었던 설렁탕과 다를 수 있어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설렁탕도 일제 강점기 때 남은 재료로 먹고살기 위해 만들었거든요
일본이 전쟁물자 보급을 위해 한국에서 소를 대량으로 사육했어요
사육한 소의 살코기는 일본으로 보내고 한국에는 잡육과 뼈만 남았죠
그래서 경성에 있던 정육점에선 잡육과 뼈로 탕을 끓여서 팔게 되면서 설렁탕의 대중화가 시작됐죠
설렁탕이 워낙 유행한 탓에 배달하는 사람도 생겼어요
그뿐만 아니라 1920~30년대 신문에 연재되던 장편소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음식이 설렁탕이에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빈처'에 설렁탕이 나오기도 하죠
곰탕과 설렁탕, 둘 다 소고기와 뼈를 푹 고아 만든 국물 요리예요
하지만 각각의 유래와 재료, 조리법에 따라 그 맛과 의미가 다르죠
다음에 곰탕이나 설렁탕을 먹게 된다면 소개한 흥미로운 역사와 차이를 떠올리며 더 맛있게 즐겨보세요!
# 참고자료
곰탕: https://ko.wikipedia.org/wiki/%EA%B3%B0%ED%83%95
곰탕: https://namu.wiki/w/%EA%B3%B0%ED%83%95)
뽀얀 국물, 곰탕의 두 얼굴: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09121001317
설렁탕: https://namu.wiki/w/%EC%84%A4%EB%A0%81%ED%83%95
나주는 왜 곰탕이 유명할까…슬픈 역사와 만난 현대미술: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113879.html
설렁탕과 곰탕, 그 경계를 말하다: https://partner.yogiyo.co.kr/content/view/%EC%84%A4%EB%A0%81%ED%83%95-%EA%B3%B0%ED%83%95-%ED%95%9C%EA%B5%AD%EC%9D%B8-%EC%86%8C%EC%9A%B8%ED%91%B8%EB%93%9C-%EC%99%B8%EC%8B%9D%EC%83%9D%ED%99%9C
설렁설렁한 맛 괄시하지 못할걸: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96
'소궁이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지해장국의 선지는 무엇일까요? (소궁이) (0) | 2024.11.02 |
---|---|
전골과 나베 차이 / 전골과 나베 유래 (2) | 2024.10.25 |
[소궁이] 찐빵을 대만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이유 (5) | 2024.10.11 |
[소궁이/음식] 왜 갈비도 없는데 ‘닭갈비’라고 하지? (2) | 2024.10.04 |
[소궁이/음식] 한국의 아픈 역사가 담긴 부대찌개 (0) | 2024.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