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올라가는 산적"이라고 하시면 어떤 음식을 생각하시나요?
넓적한 고기인 "고기 산적"을 생각하시거나 알록달록하게 게맛살, 대파, 햄 등을 꼬치에 끼운
"꼬치전" 또는 "산적 꼬치"를 생각하실 거예요
둘 다 "산적" 이 들어가는데 둘 중 어떤 음식이 진짜 산적일까요? 아님 둘 다 산적일까요?
산적이 무엇일까요?
불에 구워 만드는 음식인 적(炙)의 한 종류로 쇠고기와 채소 등을 길쭉길쭉하게 썰어 양념을 한 뒤
꼬치(꼬챙이)에 꿰어 구운 음식이 산적(散炙)이예요
산적의 종류는 다양한데 산적꼬치로 부르는 산적은 궁중요리인 화양적일 가능성이 커 보여요
화양적은 알록달록 다양한 재료를 꽂은 산적인데 18세기 이후 화양적에 밀가루와 달걀을 씌워지게 변형되면서
요즘 보는 산적 꼬치의 형태가 된 것으로 보여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는 화양적이 궁중 회갑연 때 만들었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기록된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 회갑연에 차려진 화양적 한 그릇에 사용된 재료는 생저육(生猪肉) 7근, 저심육(猪心肉) 5근, 양 반부(部), 요골(腰骨)·곤자손이 각 5부, 숭어 1마리, 달걀 50개, 전복 7개, 해삼 3꽂이, 밀가루 5되, 도라지 3속(束), 파 1단, 석이 2되, 표고 1되, 후춧가루 1돈[錢]5푼(分), 간장·소금 각 1홉씩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화양전) -
또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꼬챙이에 색 맞추어 꿰어
밀가루·달걀을 씌워 안팎을 지져 제사에도 쓴다 고 기록되어 있어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연한 고기를 두어 푼 두께씩으로 저며 너비 2푼, 길이 2치씩 되게 썬다. 도라지를 삶아 불려서 고기와 같이 썰고 배추 데친 것과 박오가리를 모두 고기처럼 썰어 놓는다. 장·기름·깨소금·후춧가루·파 다진 것을 넣고 양념하여 꼬챙이에 색 맞추어 꿰어 밀가루·달걀을 씌워 안팎을 지져 제사에도 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화양전) -
그럼 고기산적은 무엇인가요?
아쉽게도 고기산적은 기록된 내용이 없어요
하지만 궁중 요리 중 섭산적, 장산적 이란 요리가 있는데
두부와 다진 소고기를 반적으로 만들어 석쇠로 구우면 섭산적,
양념에 조리면 장산적이라 하며 둘 다 꼬치를 사용하지 않아요
이 두 산적의 기록을 보아 어느 순간부턴
불에 구워 만드는 음식인 적(炙)도 산적(散炙)이라 부르게 되면서
넓적한 소고기를 고기산적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보여요
'산적'이라는 이름은 음식의 형태와 조리법의 변화 속에서 다양하게 발전해 왔어요
알록달록한 꼬치의 산적도, 넓적한 고기산적도 각각의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어요
제사상의 산적을 보며 음식 속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이렇게 한 조각의 음식에도 수백 년의 문화가 녹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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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9126
- 산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6325
- 둘 중에 뭐가 진짜 산적일까? / 산적의 유래: https://www.youtube.com/watch?v=tcvxM_kBADQ
- 궁중요리 섭산적, 적산적: https://blog.naver.com/siasiastory/132249299
- 화양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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